동무들아 모여라. 봄맞이 가자. 노래가 생각나는 봄날이다. 친구들과 바구니 들고 나물 캐던 모습이 생각나는 봄날은 어디를 가더라도 나물이 지천이다. 지금쯤이면 고사리, 치나물, 쑥부쟁이, 방풍나물, 두릅, 가죽나무 등 알기도 하지만 알 수도 없는 나물이 지천인 시기이다.
봄은 산과 들에서 솟아나는 새싹과 새순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먹거리도 즐겁게 한다. 봄바람이 불어 봄 소풍이라도 나서면 쑥에서 잠시, 머위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선다.
그리고 새순을 보면 캐고 따고 싶은 습성은 나물을 캐서 먹거리를 해결했던 우리의 삶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우리 순이 어디 가니’ 그림책 표지를 보면 할머니와 손녀, 손자가 쑥을 바구니에 가득 캐는 그림이 보인다.
쑥을 캐서 쑥버무리를 만들어 엄마 아빠가 일하시는 곳에 새참 들고 봄을 만나러 가는 순이는 봄의 소리에 길을 멈춘다. 봄에는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로 소리로 봄이 온다. .
봄나물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옛 그림이 있다. 윤두서의 ‘나물 캐기’와 윤용의 ‘나물 캐는 여인’이다. 윤듀서의 나물 캐기는 하늘에 제비가 날고 두 아낙은 나물을 캔다.
두 여인은 머리에 수건을 썼으며 망태기를 들고 있는 여인은 노비고, 한 명은 사대부 여인이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탈진 길에는 나물이 보이지 않는지 두 여인은 나물을 이리저리 찾는다. 보릿고개가 있었던 시절이라 생존을 위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 몸을 뒤로 제쳐서라도 나물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봄이 되면 작년에 수확한 곡식은 다 떨어져 나물은 생명을 이어주는 먹거리다. 그러므로 양반과 노비를 가릴 것 없이 바구니를 들고 들판으로 나와 나물을 뜯어 생계를 이어간다. 그림에서 보는 비탈진 언덕은 척박하다. 걸음은 앞으로 나아 갔지만, 한 번 더 고개를 쏙 빼서 뒤를 돌아보는 모습을 통해 그 시절의 삶을 윤듀서의 그림으로 엿볼 수 있다.
윤용의 ‘나물 캐는 여인’은 같은 윤두서 할아버지의 그림을 보고 손자가 그림 그림인 듯하다.
옷이나 차림새를 보니 시대적 상황이 다르다. 호미에 망태를 든 여인은 뒷모습을 보여준다. 봄날에 나물 캐기 위해 나선 여인의 모습은 현장감이 살아있다.
나물 캐는 여인은 누구보다 삶에 도전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선 시대 여성은 순종적인 면만 생각하지만, 삶 앞에 당당한 여성이다. 머리에 쓴 두건과 걷어 올린 치마를 보면 삶을 치열한 여인은 짚신을 신고 망태와 호미를 들고 당당히 서 있다.
이 그림 속에서 조선 시대 삶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조정욱 미술평론가는 ‘나물 캐는 여인의 그림을 보고 요즘도 그림 속 그녀처럼 일하는 여성들이 많다. 호미를 들고 달래와 냉이를 캐는 대신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며 일한다는 것이 차이점일 뿐이다.
날마다 출근하면서 무슨 옷을 입을까? 머리 모양은 어떻게 할까? 고민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화장하지 않은 얼굴도 예쁘다. 무채색 옷을 입고 굵은 장딴지를 드러내도 아름다운 ‘나물 캐는 여인’처럼 일에 당당한 사람은 맨얼굴도 예쁘다. 아니 뒤통수도 예쁘다.
그러니 자신 있게 뚜벅뚜벅 걸어 나가기를.’ 글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의 삶을 응원해 본다. 오늘도 일터로 향하는 여성의 발걸음을 응원해 본다.
봄바람이 불어 봄나들이를 나섰다. 진안 깊은 산골짜기를 지나가는데 한 손에는 도구를 들고 한 손에는 보따리를 든 여인은 발견했다. 봄나들이 가는 사람도 있지만 삶을 위해 나물을 뜯어 자녀의 학비를 벌고 생계를 위해 봄나물을 캐는 여인도 있다.
또한, 지역의 마을 공동체는 떡과 나물을 특화사업으로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마을 공동체도 늘어나고 있다. 마을 공동체 아낙들은 쑥이 제철인 시기에 쑥을 뜯어 떡을 만들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보따리 들고 산과 들로 도시락 들고 봄나들이 간다,
봄이 온산을 덮어 버려 봄을 찾아 진안으로 떠났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름다운 강산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산과 강 사잇길을 걷는다.
깊은 산골에도 쑥이 지천이라 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요즘 쑥은 약쑥이라 쑥을 말려 겨울에 인절미를 해 먹는다. 지천에 늘려 있는 쑥을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계절, 봄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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